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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ary - 뭄무

어린시절 부끄럼 많던 엄마의 욕심, 끝이 없더라!





 



우리 뭄무가 학교에서 열렸던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부터 삐걱삐걱하더니 상을 받아온 뭄무에게까지 화를 냈네요.






뭄무가 참가했던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희망자에 한해 치루어지는데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 이렇게 시상을 한답니다.
대상을 받은 사람은 학교 대표로 화성시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구요.

그래서, 뭄무랑 저랑은 대회에 참가해보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뭄무 생일 등이 주말에 껴서 준비를 잘 못했어요.
발표할 원고와 함께 참가신청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시간이 하루 밖에 없었거든요.

일요일 저녁에 둘러앉아서 뭄무에게 어떤 내용을 발표하고 싶냐고 물었더니
자신의 꿈에 대해서 말하겠답니다.
꿈은 무엇인지, 왜 그런 꿈을 갖게 됐는지, 그 꿈을 이루면 어떤 일들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뭄무에게 영어로 말해보도록 했습니다.
원고를 보지 않고 말해야 하기 때문에 어른 들의 문체가 아닌
뭄무한테 맞는 단어와 구문을 쓰도록 하게 하기 위해서요.

뭄무가 말하는 영어문장들을 저는 컴퓨터로 입력했습니다.
그런 후 프린트를 해야하는데 집에 있는 프린터가 고장이 났어요.
다음날 아침에 제출을 해야하는데 말이죠.

다음날 아침 문방구에 갔더니 문방구 프린터도 고장이랍니다^^;
문방구 주인 말이 학교 행정실 가면 프린트 해준다고 부탁하라고 하네요.
부랴부랴 뭄무 학교 행정실 가서 조심스럽게 프린트를 해서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수업 끝나고 돌아온 뭄무에게 실전처럼 등장부터 해 보라고 했더니
곧잘 하는 것 같더라구요.
목소리도 크고 문장도 2, 3군데 정도만 틀리구요.
틀리는 부분만 외우도록 하면 되겠다 싶었죠.
'실수만 하지 않고 이 정도로만 하면 대상은 받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습니다^^;
뭄무가 대상을 받으면 학교대표로 뽑혀 대회에 나갈텐데라는 생각만으로도 하루가 즐거웠습니다.
뭄무반 친구 엄마들의 동경의 대상이 될테고 할아버지, 할머니도 좋아하실테고...^^
엄마의 과한 욕심이죠. 연습도 제대로 시키지 않으면서 대상을 꿈꾸다니 말이죠.(--')




그리고, 대회가 열렸고 며칠이 지나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았다네요.
선생님께서 결과 알려주시면서 잘하긴 했으나 발표하는 과정에서 틀린 부분이 있다고 했대요.
그래도 잘했다! 대견하다! 라고 칭찬을 해주었는데...

뭄무가 스스로 최우수상도 좋은거라고 이정도로 만족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순간 화가 화더라구요.

그래서, 그랬습니다.
그런 말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너를 위로해 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라고.
너는 대상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 안타까워 해야 한다고.
솔직히 니가 연습을 열심히 하진 않았지 않냐고.
연습을 조금만 더 했더라면 대상을 받을 수 있었을텐데라고 스스로 뒤돌아 보며 반성할 줄 알아야 한다고.
그리고, 선생님께서 틀린 부분이 있다고 말씀하셨으면 어디가 틀렸는지 물어봐야 한다고.
니가 틀린 부분이 뭔지 알아야 다음에는 같은 실수를 안할꺼 아니냐고.
모르고 지나간다면 평생 틀렸던 부분 또 틀리고 또 틀리고 할거라고요.

그랬더니, 뭄무 표정이 시무룩해집니다.
남편에게 이 얘기 해주면서 집에 돌아오면 뭄무한테 무조건 잘했다 칭찬해 주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예전에 이런 대회 있으면 자기는 뒷동산에 혼자 올라가서 큰소리로 몇번이고 연습했답니다.
그러면서 뭐든지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또 해야한다고 하네요.
열심히 연습하는 사람은 자신감이 생길뿐만 아니라 당할자가 없대요.
이 번을 계기삼아 다음 번에는 잘해보자고 저를 위로하네요.

사실, 뭄무에게 대상 받기를 바랬던 것은 제가 학창시절에 못했던 것에 대한 보상심리(?)였던 것 같아요.
내가 어렸을 적에는 일어나서 발표하는 것도 부끄러워 했어요.
그런데, 다 큰 지금은 그 땐 왜그랬을까라는 생각과 함께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간다면 잘한텐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발표 뿐만 아니라 공부, 운동 등등 뭐든지요.

유년시절의 안타까움이 우리 뭄무에게 그대로 반영되면서
뭄무는 이런 생각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거죠.
그래서 뭄무에게 더 많은 기대를 갖게 되고...
아이에 대한 기대감이 아이와의 트러블을 만들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뭄무가 조금씩 크는지 어렸을 때와는 다르게 싫은 소리하면 표정이 점점 비장해지더라구요.

이런 일이 있고 이틀 지난 후에 뭄무가 상장을 받아왔다며 저에게 주는데 어찌나 감동스럽던지요.
이 때는 결과발표 났을 때 해주지 못했던 칭찬을 마구 해주었습니다.
머리도 쓰다듬고 안아 주면서 잘했다, 수고했다, 대견스럽다라는 말과 함께요.
하마터면 눈물 날뻔 했어요.
너무 벅차서요^^

남편에게 뭄무한테 상장을 받는 순간 너무 감동받아서 울뻔했다고 얘기했더니
그게 '부모'인 거라고 하네요.

뭄무야~ 잘했어!
우리 다음에는 정말 연습 많이 해 보자.
아빠 그러셨잖아! 연습 많이 한 사람을 이길 사람은 없다고.
우리 뭄무 화이팅!!